KT&G 납품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담배에 들어가는 재료 수입 원가를 부풀려 청구하는 방법으로 억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협력 업체 대표들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수입 원가를 부풀려 그에 대한 차액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KT&G 협력업체 K사 대표 박모(53)씨를 비롯해 U사 대표 이모(76)씨, U사 전무이사이자 S사 대표 조모(66)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담배와 필터를 이어주는 종이인 팁페이퍼를 수입해 KT&G에 납품하는 회사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해외업체로부터 할인된 가격으로 팁페이퍼를 수입하면서 KT&G에는 할인가 이전의 가격을 기재해 납품하는 방법으로 200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1억7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고종사촌 관계인 J사 대표 김모씨와 김씨의 아들과 범행을 공모했다. 김 대표는 2014년 1월 초순부터 의식이 없어 입건되지 않았고 김 대표의 아들은 벌금형에 약식기소됐다.
KT&G의 또 다른 협력업체 U사의 이 대표와 조 이사 또한 같은 수법으로 200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1억8700만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회사 측 입장을 반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고가의 시계를 받은 혐의 등으로 전직 KT&G 노조위원장 전모(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2010년 10월 민영진 당시 KT&G 사장 일행과 함께 오른 러시아 모스크바 출장길에서 민 전 사장으로부터 앞으로 노사 관계에 있어 회사 측 입장을 반영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4500만원짜리 시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전씨는 이와 함께 KT&G가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D업체 대표의 도움을 받아 부동산 경매를 통해 4억26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에게 청탁 대가로 시세차익을 챙겨 준 혐의(배임증재 등) 업체 대표 김모(56)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KT&G 납품 비리’ 검, 납품 단가 부풀려 억대 이익 챙긴 일당 재판에
입력 2016-05-18 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