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18일 정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에 대해 “지방자치를 죽여 버리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과거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태도를 설명하면서 “한때는 ‘일베충’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PBC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언론에 속아 그들(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을 폭도라고 욕했는데, 대학에 가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며 “정보의 왜곡이 얼마나 사람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지, 기득권자들이 얼마나 국민들이 오해하기 쉽게 만들 수 있는지 그때 체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한때 제가 ‘일베충’이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베충은 보수성향 인터넷 사이트인 ‘일간베스트’ 회원들을 폄하해 부르는 용어다.
이 시장은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결정과 관련해 “이명박정부 들어 제장을 합창으로 바꾸고, 다른 기념곡을 만들려 했다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군사정권의 후예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부르기 싫고, 딴 사람도 못 부르게 하겠다는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지방재정제도 개편안에 대해 “지방재정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자신들의 책임을 지방에 떠넘겼기 때문인데,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성남시의 1년 예산이 총액 기준 1조 5000억원 정도인데, 정부에서 성남시에 대신 시킨 사업이 4000억~5000억원 정도 되고, 나머지 자체 예산이 6000억~7000억원 정도 되는데, 이 중에 1500억원을 떼어 가면 지금까지 하던 온갖 자체사업과 복지사업이 전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정부 개편안을 2018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지방정부 죽이기’로 규정했다. 그는 “내후년이 지방선거이고, 내년부터 당장 1000억원, 1500억원씩 삭감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망해버린다. 그러면 그 다음 지방선거에서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시장이 엄청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하던 것을 다 뺏어버리는 것이므로 선거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시키는 것만 하라, 정부가 시키지 않는 것을 하면 패널티를 주겠다고 했는데, 성남시가 ‘당신들은 우리한테 지원도 안 해줬는데 무슨 권한으로 그러느냐’고 하니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돈을 통째로 뺏어버리자’가 된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지방자치를 죽여 버리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이재명 "지방재정개편안은 지방자치 죽여버리는 것… 나도 한때는 일베충"
입력 2016-05-18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