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주 제7차 당대회에 참가한 대표자들에게 호화로운 선물을 증정한 데 반해 일반 주민들에게는 초라한 선물을 그나마 유상으로 증정하면서 주민들이 큰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아시안프레스 등 북한전문매체들은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9일에 종료된 노동당 대회에 참가한 각 지역, 기관 대표들이 받은 선물 내역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참가자들이 받은 선물은 냉장고, 냉동고, 29인치의 평판TV, 비옷, 장화, 화장품, 식료품으로 7종, 8개 품목에 달했다.
이번 당대회에는 전국의 기관, 기업소에서 당원 대표 약 3000명이 선발돼 참석했다. 큰 행사 참가자에게 전달되는 선물은 보통 평양에서 지방에 귀환하는 특별열차에 차량을 연결하여 운반하지만, 철도 운행 사정이 좋지 않아서인지 이번에는 참가자와 별도로 버스 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 선물을 나른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서 돌아온 대표들을 모아 16일 열린 선물 증정식에서 주민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선물에 크게 놀랐다고 아시아프레스는 전했다. 하지만 힘과 권력을 앞세워 노동당 대회에 참석한 간부들이 일반 주민은 쉽게 받을 수 없는 선물 보따리를 받은 반면 ‘70일 전투’로 고생한 일반 주민은 각각 치약과 칫솔 하나, 술 한 병을 유상으로 받는 데 그치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RFA는 지적했다. 다수의 일반 주민은 치약과 칫솔 등 특별 배급 품목의 질이 매우 나쁘고 이마저도 무상이 아닌 돈을 내고 받아야 했기 때문에 이를 외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냉장고에 TV까지' 北 당대회 참가자에 호화판 특별선물 눈길
입력 2016-05-18 09:46 수정 2016-05-18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