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만 옮겼을 뿐인데…심창민은 진짜 마무리 체질인가

입력 2016-05-18 09:10
삼성 라이온즈 제공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뒷문을 지키고 있는 심창민이 달라졌다. 개막 첫 달 불안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진짜 마무리 투수 체질인지 의심할 정도다.

심창민은 1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정규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다. 9회초 등판한 심창민이 마운드에서 잘 버텨준 덕분에 삼성은 연장 10회 5대 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심창민은 개막 이후 삼성의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달 평균자책점은 6.43이었다. 1승 4홀드를 거뒀지만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다. 총 7이닝을 던지면서 33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피안타 9개에 홈런 2방을 얻어맞았다.

뒷문을 지키던 마무리 안지만이 허리부상으로 1군에서 자리를 비웠다. 삼성은 선택의 여지 없이 심창민을 안지만의 대체 자원으로 낙점했다. 뒷문으로 자리를 옮긴 심창민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심창민은 이달 들어 총 6경기에 등판해 1승 3세이브를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04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성적과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지난 8일 SK전에서는 2⅔동안 11명의 타자를 만나 5탈삼진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이 경기에서도 심창민이 버텨준 끝에 삼성은 연장 11회 접전 끝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월 현재 8⅔이닝을 소화한 심창민은 단 한 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볼넷도 2개뿐이다. 29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타자 12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삼진 개수도 늘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심창민의 최근 활약을 반기는 모양새다. 하지만 심창민이 안지만을 대신해 고정 마무리 자원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심창민이 마무리 자리에서 활약을 이어간다면 안지만-심창민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삼성의 필승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