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모기한테 물린 뒤 다리 피부가 점점 두꺼워져 ‘코끼리 피부’처럼 돼 버린 브라질의 한 남성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이른바 ‘상피병(象皮病)’으로 불리는 열대 감염질환에 걸렸다. 모기로 전파된 사상충(실처럼 생긴 기생충)이 유발하는 ‘기생충 감염증’이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라이문도라는 이 브라질 남성은 현재 왼쪽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코끼리 다리 피부처럼 돼 버렸다. 그는 고통스럽고 부은 사지 때문에 움직이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았다. 그는 20년 전 모기에 물린 뒤 이 같은 감염증과 싸워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상피증의 정확한 의학용어는 ‘림프관 사상충증’이다. 모기에 물린 뒤 기생충들이 인간에게 옮아가 일으키는 병이다. 기생충들은 몸 속에 들어간 뒤 피부 밑에 자리잡고 있다가 림프관으로 옮겨간 뒤 성충이 된다. 감염 증상은 어릴 때 주로 일어난다.
다리 등이 퉁퉁 붓는 증상은 박테리아 감염의 결과물이다. 정상 면역체계가 림프관 손상 때문에 부분적으로 무너졌기 때문이다. 기생충들은 약물 처치로 몸에서 제거될 수 있다. 하지만 상피증이 이미 많이 진전됐다면 복잡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상피증은 다리, 팔 등 사지와 생식기가 심하게 붓는 특징을 보인다.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의 상당수는 어떤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외부 증상들을 보이지 않더라도 기생충의 유충들은 신장과 림프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데일리메일은 “라이문도는 현재 브라질 한 병원에서 의학적 처치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그의 다리가 너무 부어서 팔로 다 감쌀 수 없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보도했다.
림프관 사상충증은 아프리카, 중남아메리카, 남부 아시아, 태평양의 섬 지역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주로 발견된다. 의사들은 “기생충을 환자의 몸에서 제거하기 위해 구충제를 쓸 수 있지만 라이문도처럼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병과 오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림프관 사상충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모기에 물리지 않아야 한다. 예방하려면 모든 여행객들이 DEET가 들어간 모기나 곤충 퇴치제 등을 사용해야 한다. 상피증은 종종 감염자들을 고통스럽고 만들고 부은 사지 때문에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든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모기 물린 뒤 기생충 감염…'코끼리 다리'처럼 된 사나이
입력 2016-05-18 00:10 수정 2016-05-18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