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을 앞두고 광주에 총집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해 말 분당 사태 이후 처음이다. 더민주는 흩어진 호남 민심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국민의당은 20대 총선에서의 압도적 지지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 당 모두 끝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야권의 ‘텃밭’을 찾으면서 호남 민심 앞에 더욱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17일 5·18민중항쟁 전야제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남구 광주공원에서 열리는 민주대행진에 참여한 뒤 동구 민주광장으로 향해 전야제에 합류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당선인들은 18일 국가보훈처가 주관해 국립5·18민주묘역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부터 참석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전야제에는 불참했다.
더민주 당선인들은 지난 12~13일 치러진 광주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한 지 5일 만에 다시 광주 땅을 밟았다. 당 관계자는 “호남 민심을 복원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이 당내에 가득하다”며 “계속 반성하는 모습과 성의를 보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도 당선인 모두가 1박2일로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민주대행진과 전야제 행사에 이어 18일 기념식도 함께 참석한다. 국민의당은 앞서 전북도 방문했다. “광주·전남 지역만 챙겨서는 안 된다”는 전북 지역 당선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광주 행사 방문에 앞서 전북 전주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면담을 가진 뒤 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 민생정책 간담회도 개최했다.
안 대표는 언론인 간담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전북도민 여러분이 보내준 열렬한 지지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당이 국민의 삶을 바꾸는 변화를 실천할 것이고 전북의 현안 해결을 위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에서도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탄소법 국회 통과, 새만금사업 조기 완공,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원활한 이전 등 전북의 현안 해결에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에서도 더민주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가 ‘기념식 제창’으로 결론나지 않는다면 일부 의원들이 행사를 보이콧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공식 기념식에는 공식적으로 지도부가 참석하고 광주시민들이 하는 행사에는 가급적 광주의원들은 그쪽에 참석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도 민주대행진 행사에 참여한 뒤 전야제에 참석했다.
야권 잠룡들의 광주 방문도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앞서 지난 12일 광주를 찾은데 이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했다. 그는 전날 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해 하루 머문 뒤 이날 광주로 이동해 전야제에 참석했다. 18일에는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18일 광주를 방문해 민주묘역을 참배한다.
야권 관계자는 “호남 민심은 아직 그 누구도 대선 후보로 선택하지 않았다”며 “잠룡들의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광주=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5·18 앞두고 광주로 총집결한 야권, 518 전야제 참석
입력 2016-05-17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