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청와대 인사에 대해 “감동을 주지 못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호남이 나를 버린 것인지 겸허히 기다릴 것” 발언에 대해 “경남 양산에 내려가 반성할 때나 ‘겸허히’라는 말을 쓰는 것”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박승춘 보훈처장이 책임을 윗선으로 넘기는데, 그런 못된 버릇은 있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박 처장 해임촉구결의안을 20대 국회에서 의결할 것이다.”
-청와대 인사는 어떻게 평가하나.
“감동을 주지 못한 인사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훌륭한 행정가지만 얽혀있는 정치·경제문제를 풀어갈 만한 분은 아니다. 또 3년간 경제 정책에 실패해서 구조조정 난리가 났다. 그런데 실패한 사람(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정책조정수석으로 가고, 국회의원 떨어진 사람(강석훈 전 의원)이 경제수석으로 갔다.”
-차기 국회의장은 더민주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가.
“그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다. 원 구성 협상을 통해 얘기하겠다.”
-일부 국회 상임위원회 분리를 언급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경우) 교육문제에 꽉 잡혀 문화·예술·체육·관광이 ‘올 스톱’ 되니 한류도 죽어가지 않나. 경제를 위해 분리하자는 거다. 윤리위는 운영위와 합치면 된다.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이자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언급한 ‘미래일자리위원회’는 설치되나.
“필요한 일이다. 3당 대표 회담에서 논의하면 된다.”
-새누리당과의 연정론이 논쟁 끝에 가라앉았다.
“그것은 정체성에 안 맞는 얘기다. 그런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국민의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렇게 되면 좋지만, 정계개편으로 볼 필요는 없다. 지금은 총선 민의에 나타난 3당 체제가 계속 갈 것이다.”
-내년 대선 구도는 3자 구도로 간다고 보나.
“3자 구도가 될지, 5자 구도가 될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
-더민주 측은 국민의당 후보가 안 대표로 이미 정해졌다고 얘기한다.
“더민주야말로 문 전 대표로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됐다. 우리 당은 안 대표도 대선 후보 경쟁을 ‘오픈’한다고 했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국민의당으로 올 수 있나.
“우리 당에 왔으면 좋겠다. 더민주에 가면 친문(친문재인)계에 못 당할 것이다.”
-본인의 대선 출마 의향은.
“지난 총선에서 호남 참여 연정론을 부르짖으면서 나도 대통령 선거와 당 대표 선거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열린 상태다.”
-‘호남의 지지 없이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문 전 대표가 더민주의 대선 후보가 되면 국민의당이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우리는 승리의 필요조건인 호남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외연확대를 해야 한다. 호남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대할 해법은 안 대표의 몫이다. 안 대표에게 ‘제2의 문재인의 길을 가면 제2의 문재인이 된다’고 말했다.(박 원내대표의 사무실 벽에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함께 걸려 있다).”
-더민주에서는 국민의당을 향해 ‘호남 자민련’이라고 한다. 문 전 대표는 이번 선거가 호남에서 자신에 대한 호불호 양상으로 번졌다고도 했다.
“호남을 무시하는 소리다.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호남 민주당’이 되라는 건가. (매우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문 전 대표)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겸허히 기다린다고 했는데, 겸허하다는 말은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니다. 양산에서 겸허히 반성할 때 쓰는 말이다.”
-문 전 대표는 ‘호남홀대론’을 반박하는 자료도 냈다.
“사실이 아니라면 왜 2012년에 광주에서 사과 했나. 이런 것 때문에 호남이 (문 전 대표를) 싫어하는 것이다.”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어떻게 전망하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만한 사람이 있나. 백척간두에 있던 더민주를 제1당으로 만든 공도 있지만, 저렇게 노련하게 할 사람이 있나.”
-개헌을 언급했다.
“이원집정부제에 분권형 개헌을 말하는 것이다. 개헌 방향이 정해지면 제일 좋은 안을 추출하는 것이 좋다.”
-내년 대선 전에 개헌이 가능할까?
“그것이 박 대통령이 재기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지난 3년간 경제나 정치, 남북관계에 있어 성공한 것이 뭐가 있나. 남북 교류·협력이나 북한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참여하면 많은 것이 해결된다. 박근혜정부는 거기서 해답을 찾고, 정치권에는 개헌을 줘야 한다. 나머지 임기 2년은 성공할 수 있다.”
최승욱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
[인터뷰]박지원 “청와대 인사, 감동을 주지 못한 인사”
입력 2016-05-17 16:27 수정 2016-05-17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