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친박-비박 갈등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입력 2016-05-17 16:23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 김용태,'비대위원장 맡지 않겠다'"라며 "친박-비박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듯"라고 했다.

이어 "사실 새정연이나 새누리나,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라며 "이 당은 TK 것인데, 왜 PK가 당권을 잡고 있느냐. 이 당은 호남 것인데 왜 영남이 당권을 잡고 있느냐"라고 했다.

진 교수는 "둘 다 쿠데타에 성공한 셈이죠. 친박은 당 전체를 접수했고, 국민의당은 비록 새정연을 접수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정당투표 상으로 졸지에 제2당이 됐으니"라며 "대한민국에서 지역기반 없이 정치하기 힘들죠. 정치가 후진성을 벗지 못하는 이유..."라고 적었다.

이어 "이런 겁니다. 새정연 당원 중에서 호남지역:비호남지역의 비율이 60:40. 그런데 그나마 그 비호남지역도 호남출신이 절반이라 보면, 그 비율은 사실상 80:20이 되지요. 그러다 보니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일어나는 겁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색'을 빼자고 하면, 당장 '호남홀대', '호남차별'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결국 모든 갈등이 이 불균형을 상쇄하기 위해 경쟁의 룰을 짜는 데서 비롯됩니다. 당심대로 하면 호남당, 민심 대로 하면 호남차별"이라고 했다.
이어 "해결책은 시민들이 대거 입당하여 당의 구성비를 '전국정당'의 면모에 어울리는 형태로 바꾸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아니, 호남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당비내고 권리를 행사하는데, 저 사람들은 당에 들어오지 않고도 사실상 당원의 권리를 행사한다니, 사실 공정하지 못하죠. 그러니 애초에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면 직접 권리당원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수십 년간 역사적 체험의 공유를 통해 형성된 상상의 공동체인데, 고작 말 몇 마디로 쉽게 해체되겠습니까?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지역적 특수성보다 전국적 보편성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 차차 늘어나겠죠. 세대는 교체되는 것이니"라고 했다.

그는 "'타자화'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수용하고 내면화하여 심지어 주체화까지 하니, 원... 대책이 없는 거죠"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