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6돌 앞둔 광주 금남로에서 전야제 등 열려 추모분위기 고조

입력 2016-05-17 19:00 수정 2016-05-18 08:58
5·18민주화운동 36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 전야제와 민주대행진 등 추모행사가 잇따라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 광주, 기억을 잇다! 평화를 품다!’를 주제로 개최된 전야제에는 시민과 학생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7시부터 시작된 전야제는 1부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2부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3부 ‘그대들과 함께 희망을 외치다’ 순으로 3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농민집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씨의 가족들은 이날 전야제 무대에 올라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전야제에는 5·18의 참상을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씨의 유족과 5·18 당시 활약한 외신기자, 세월호 4·16가족협의회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여·야 국회의원 100여명 등이 집결해 그날의 의미를 되새겼다.

앞서 차량통행이 통제된 금남로에서는 다양한 거리공연과 기획전시, 오월풍물굿, 체험부스인 시민난장,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이어진 ‘2016 민주대행진’ 등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20여개 시민단체가 준비한 시민난장은 ‘오월, 민주인생, 역사왜곡, 인권, 평화통일'에 관한 음악가 거리공연과 5·18 미술 기획전시, 5·18 사진·영상전 등으로 진행됐다.

오월 어머니집에 소속된 60~70대 어머니들은 당시를 재현한 주먹밥 나눔 행사를 갖기도 했다. 5월 단체 회원 등은 전야제에서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드시 제창하고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해 앞으로 온 국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기념행사위 관계자는 ”36년 전 금남로가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희망의 내일을 열자는 의미를 담아 전야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합동묘 등 5월 희생자들이 안장된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는 오전 일찍부터 국내외 참배객 수만 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18일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3년 만에 정부 주관 기념식에 자리하는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3개 5월 단체 회원과 황교안 국무총리, 3부 요인, 권영진 대구시장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이 엄숙하게 거행된다.

국가보훈처는 기념식 폐식에 앞서 6번째 마지막 식순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이 아닌 합창 형태의 기념공연으로 포함시켰다. 하지만 윤장현 광주시장과 5월 단체 회원들은 국가보훈처 결정과 상관없이 제창을 하기로 결의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