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국인 여성 살해하고 시신 유기한 중국인 피의자 현장검증 실시

입력 2016-05-17 16:08
제주에서 중국인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중국인 피의자 B씨(33)에 대한 경찰의 현장검증이 17일 이뤄졌다.

서귀포경찰서는 이날 낮 12시30분부터 B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A씨(23)를 살해한 제주시 외도동 길가와 시신 유기 장소인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임야 등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B씨가 “얼굴이 알려지면 가족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호송차량에서 한사코 나오길 거부해 예정시간 보다 지체됐다. 경찰의 설득으로 40여분 만에 호송차량에서 내린 B씨는 주황색 티셔츠에 검은색 운동복 차림이었고, 현장에는 피해자의 유족들은 물론 지켜보는 주민이 한 명도 없었다.

현장검증에서 B씨는 A씨를 살해해 서귀포 방면으로 가는 평화로 인근 샛길에서 100여m 떨어진 보리밭 옆 나무 아래 시신을 유기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지문이 남을까봐 집에서 가져 온 락스를 뿌린 사실도 현장검증에서 드러났다.

B씨는 지난해 12월30일 중국인 A씨와 금전문제 등으로 다투다 자신의 차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사흘 뒤 서귀포 임야에 버린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A씨의 직불카드에서 빼앗은 현금 619만원도 카지노 등에서 대부분 탕진했다.

B씨는 우발적인 범행이었으며 흉기는 살해 목적으로 놔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차에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귀포서 이연욱 수사과장은 “진술의 모순성 등을 조사해 계획살인과 공범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