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은 음악가들에게 기록과 같은 것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록을 많이 남기겠습니다.”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이승원, 첼로 문웅휘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이 17일 서울 중구 금호아트홀에서 데뷔 음반 발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실내악의 불모지인 한국 출신으로 드물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노부스 콰르텟은 지난 13일 프랑스 아파르테 레이블로 첫 음반을 발매했다. 배급은 아르모니아 문디가 맡았다. 리더인 김재영은 “음악가라면 누구나 좋은 음반을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마침내 그 꿈이 이뤄졌다. 특히 클래식계의 전설적인 프로듀서가 저희를 직접 발굴해 음반을 내도록 해주셨다는 점에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해외 유명 레이블에서 한국 실내악단의 음반을 발매한 것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노부스 콰르텟은 스타 프로듀서 니콜라 바르톨로메가 직접 만든 아파르테 레이블에서 3년간 3장의 음반을 내는 파격적인 계약을 했다. 조르디 사발, 필립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등 수많은 연주자 및 지휘자와 작업해온 바르톨로메는 지난해 초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노부스 콰르텟의 영상을 우연히 보고 직접 연락했다.
김재영은 “바로톨로메 씨한테 연락을 받았을 땐 너무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랐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사중주단인 일본의 도쿄 콰르텟이 은퇴한 이후 저희를 아시아 대표 사중주단으로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노부스 콰르텟의 데뷔 음반 수록곡은 베베른의 ‘느린 악장’,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Op.95 ‘세리오소’, 윤이상 현악사중주 1번, 한국민요 아리랑이다. 김재영은 “첫 음반인만큼 노부스 콰르텟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정했다. 저희가 한국 출신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유럽의 고전과 현대를 보여주는 작곡가 베토벤과 베베른의 작품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 작곡가 윤이상과 민요를 선택했다”며서 “윤이상의 현악사중주 1번은 세계 최초의 녹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아리랑은 노부스 콰르텟이 해외에서 공연할 때마다 앙코르곡으로 들려주는 것이라 애착이 많다”고 밝혔다. 차이콥스키의 ‘플로렌스의 추억’과 현악 4중주 1번으로 이뤄진 두 번째 음반은 다음달부터 녹음에 들어간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노부스 콰르텟은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2007년 결성됐다. 2012년 독일 ARD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2014년 제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1위 등 수많은 콩쿠르에서 한국의 사중주단으로는 처음 수상하는 기록을 썼다. 2014년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인 짐멘아우어와 계약했으며, 해외 유명 콘서트홀과 페스티벌에서 잇따라 공연하는 등 한국 실내악에 있어서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다.
김재영은 “한국 실내악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이 든다. 그래서 노부스 콰르텟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유럽 관객들이 우리 음악을 들은 뒤 표정이 바뀌는 걸 볼 때마다 ‘이겼다’는 희열을 느낀다”면서 “한국 실내악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유럽에서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다음달 라이프치히 바흐 페스티벌, 일본 산토리홀 실내악가든 축제에 참가한 뒤 8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쇼스타코비치’를 협연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노부스 콰르텟, 프랑스 아파르테 레이블로 데뷔음반 출시
입력 2016-05-17 13:58 수정 2016-05-17 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