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대작? 조수 먹고살게 해주려고 시킨 거다”

입력 2016-05-17 10:42 수정 2016-05-17 10:43
MBC 제공

가수 겸 화가 조영남(71)이 대작(代作) 논란에 대해 “조수를 먹고 살게 해주기 위해 그림을 그리라고 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남은 “화가들은 다 조수를 쓰는데 나도 몇 명 있었다. 그중 한 명(A씨)이 먹고살 게 없으니까 최후의 방법을 쓴 것 같다”며 “조수를 안 시키면 먹고살지 못하는 것 같아 먹고살게 해 주기 위해 쓸데없는 그림도 그리라고 했는데 일을 저질렀다”고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조영남은 이어 “조수라는 건 내가 시간이 없으니 도와주는 사람이다. 내가 시키는 것만 한다. 내가 그린 샘플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면 똑같이 그려준다. 내가 손을 다시 봐서 사인을 하면 내 상품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작품 판매 가격에 대해서는 “내 입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미술계에 따르면 조영남의 일부 작품은 수백만~수천만원에 거래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조영남 대작 의혹은 무명화가 A씨(60)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를 하며 불거졌다. ‘화투’ 등 8년간 자신이 대신 조영남의 그림 300여점이 고가에 판매됐다고 검찰에 제보했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영남은 2009년부터 올 3월까지 A씨에게 1점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지불하고 A씨가 그려준 그림을 조금 손 본 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전시·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영남 측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조영남 본인도 인정할 건 인정한다”며 “좋은 작품을 전시하기 위한 욕심이 있었다”고 이날 MBN에 말했다.

그는 “A씨 말고도 아르바이트를 한 두명 더 썼다”며 “거기에 덧칠을 하거나 그림에 대한 의견 묻는 수준이지 그걸 이용해서 돈을 벌거나 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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