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승춘이 항명한 것, 보수 영웅이 되고 싶은 것 같다"

입력 2016-05-17 09:39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16일 최문순 강원지사와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신임 원내대표가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결정과 관련해 “박승춘 보훈처장이 항명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1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까지는 모르겠지만, 박 처장이 청와대 지시를 안 받아들인 것은 분명하다”며 “무슨 차관급 공직자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시를, 그것도 여야 원내대표가 모여 직접 듣고 본 그런 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부할 수 있느냐. 이 나라가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처장이) 보수의 영웅이 되고 싶은가 보다”라며 “대통령이 지시해도 안 듣는 사람인데, 만약에 (박 대통령이) 다시 지시했다가 (또) 안 들으면 정말 대통령의 면이 상하는 것 아니겠느냐. 외국에서 봐도 뭐라고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이 전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3시간 먼저 국가보훈처의 결정을 통보한 것과 관련해 “제가 개인 우상호라면 상관없는데 제1당 원내대표한테 더군다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눴던 얘기에 대한 결과를 통보하는 것을 그렇게 게을리 한다는 것은 저는 잘 이해가 안간다”며 “그분에게 전화가 왔길래 제가 ‘아이고, 국민의당과 잘 해보세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황이 없었다고 하는데, 말이 되느냐”며 “정무수석이 하는 일이 야당과 소통하는 일인데, 경황이 없으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경황이 없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국민을 향해 발포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5·18 영령들을 정면으로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5·18 직전에 하고 계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당시) 서울에 있던 전두환 그 양반이 직접 지시는 안했겠지만, ‘유사시에는 발포해도 좋다’는 정도의 허락을 하고 군인들을 내려 보냈으니까 밑에서 현장 상황을 판단해서 현지 지휘관들이 발포했을 것”이라며 “역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란죄로 처벌 받으신 양반이 지금 와서 또 무슨 그런 얘기를 할 염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