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살인 태클’ 논란에 휩싸인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바티스타는 먼저 주먹질을 당했지만 팬들은 루그네드 오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바티스타는 16일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고의성이 다분해 보이는 거친 슬라이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바티스타는 8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후속 타자의 내야 땅볼 때 2루를 향해 달렸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슬라이딩을 시도한 바티스타의 하체는 2루 베이스를 넘어 오도어의 오른쪽 무릎 쪽을 향했다. 다행히 오도어는 이를 잘 피해 부상을 입지 않았다.
화가 난 오도어는 바티스타의 가슴팍을 밀친 뒤 오른손 펀치를 날렸다. 두 팀의 벤치클리어링이 시작됐다. 선수단이 뒤엉켰다. 바티스타와 오도어는 결국 퇴장을 당했다.
그런데 바티스타에 대한 시선이 더 곱지 않다. 한국 야구팬들에겐 더 그렇다. 거친 슬라이딩 장면이 마치 지난해 강정호의 부상 때와 흡사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지난해 9월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코글란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다. 데뷔 첫 해 잘나가던 강정호는 시즌을 일찍 접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는 2루 충돌 방지법이 마련됐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거친 슬라이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팬들은 “오도어가 바티스타에게 참교육을 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바티스타는 더 맞았어야 한다”라며 오도어의 편을 들어줬다. 몸에 맞는 볼로 바티스타가 억울할 법도 하지만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은 발휘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