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당신마저!!! 일자리 최우의 보루 50대 고용률이 무너진다

입력 2016-05-16 17:18
최근 몇 년간 한국 고용 시장을 이끌어왔던 50대 고용률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50대 일자리의 위기’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50~59세 고용률은 74.2%로 지난해 4월보다(전년 동월비) 0.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월과 3월에도 50대 고용률은 각각 전년 동월비 0.4%포인트, 0.5%포인트씩 감소했다. 3개월 연속 50대 고용률이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고용 시장이 경색됐던 2009년10월~2010년 1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래 처음이다.

실제 지난 몇 년간 50대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왔다. 2010년 70.9%에서 지난해 74.4%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자녀세대의 늦은 취업과 만혼 추세 등으로 경제활동에 새로 뛰어들거나(여성) 경제활동을 놓지 못하는(남성) 부모 세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빠른 고령화로 노후 대비 부담이 커 어느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해 전체 연령에서 늘어난 취업자(33만7000명) 중 50대(14만9000명)가 44%를 차지했다. 이는 최악의 청년 실업 상황과 대비됐고, 정부는 경직적이고 높은 임금의 ‘아버지 세대’가 정년 연장(60세)까지 누리게 되는 만큼 청년에게 일자리를 양보해줘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노동개혁을 추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년 60세 의무화가 도입되면서 희망퇴직 등의 압박이 거세져 사실상 50대 일자리도 불안한 상황이라며 반박해왔다. 올해 들어 50대 고용률이 하락 추이를 보이는 것은 ‘50대 일자리 위기’가 수면 위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선·해운, 철강 등 한국 경제의 주된 중심이었던 제조업의 구조조정 역시 50대 일자리를 위협하는 요소다.

내수 침체가 계속되면서 자영업 업황이 최악인 것도 50대 고용률 저하와 연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0대 취업자수를 증가시켰던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증가였는데, 최근 자영업자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기저효과가 사라진다는 분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50대 취업자수가 대체로 우리 고용시장을 이끌어왔던 추세는 꽤 길었다”면서 “아직 하락 추세가 확연하다고 보긴 어렵다.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며 원인을 분석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