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라톤 대회 애프터 파티가 열렸던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은 시민들이 놓고 간 쓰레기로 가득했습니다. 비에 젖은 쓰레기들을 주워 담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은 전날, ‘2016년 푸마 이그나이트 서울’ 마라톤 대회가 진행됐습니다. 사람들은 서울 홍익대 앞에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여의도 공원 문화마당에 이르렀습니다. 이곳에서 한바탕 신나는 애프터 파티(After Party)가 이어졌습니다. ‘강남스타일’을 부른 세계적인 가수 싸이가 오후 7시쯤 참석해 무대의 흥을 돋웠습니다.
무대가 끝나고 난 뒤 남겨진 객석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일회용 우비가 땅바닥을 뒹굴었고 음료수병들도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동녘이 밝아 온 이날 아침에도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들은 여전히 여의도 공원을 신음하게 만들었습니다. 할머니와 몇몇 사람들이 남아 쓰레기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쓰레기 더미는 좀체 사라지지 않았고, 할머니는 말없이 이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며칠 전 부산 경찰은 페이스북으로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 사진을 올리며 축제만 했다 하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시민의식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사진을 본 시민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지만, 온라인에서뿐이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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