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편뉴스] “아재들 임신부석은 앉지 마세요”

입력 2016-05-16 01:16 수정 2016-05-16 14:17
사진=파워 블로그 캡처

서울시가 지난해 7월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의 디자인을 확 바꿨습니다. 승객들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말이죠. 바닥은 물론 의자에 벽까지 핫 핑크색으로 도배된 자리는 임산부들도 앉기 꺼려질 정도로 부담스럽습니다.

당사자가 부담스러울 만큼 눈에 띄는 디자인으로 바꾼 건 임산부 배려석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초기 임신부들은 자리 양보를 요구하기 어렵죠. 그 대안으로 임신부 배지를 만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지하철에 노약자석과 별개로 차량 1대당 2자리씩 모두 7140개의 임신부 배려석을 마련했습니다. 임신부 배려 문화를 정착하겠다는 취지로 ‘핑크카펫’을 운영한 거죠. 안내 방송에는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 초기 임산부를 배려하여 자리를 비워두시기 바랍니다”다는 멘트까지 나옵니다.


핑크카펫이 도입된 지 10개월. 임신부도 앉기 부담스런 배려석에 임신부가 아닌 사람들이 버젓이 앉아 있습니다. 이를 놓고 온라인에선 찬반 논쟁이 벌어졌죠.

사진=JTBC 뉴스 캡처

특히 지난 1월 확대 운영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 방송사에서 밀착 취재한 내용이 회자되면서 찬반여론은 더욱 거세게 일었죠. 방송에서 한 시민은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대로 자리를 지정해서 한다는 것은 다른 이용권자의 이익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