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수장인 김성근 감독이 수술로 빠진 경기에서 1승 8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김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김광수 감독대행의 마구잡이식 투수 운용과 4번 타자 김태균의 중용으로 이제 회복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형국이다.
한화는 15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 8로 패배하며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한화는 이로써 시즌 26패(9승)째를 당하며 4연패에 빠졌다. 한화는 KIA(9개)보다 두 배나 많은 18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경기를 내줬다.
김 감독은 허리 디스크 수술로 4일부터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후 한화는 9경기에서 1승8패라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한화는 김 감독이 병상에 눕기 전 4승 1패를 기록하며 길고 긴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런데 김 감독 부재라는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김 대행의 선수 운용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 불펜의 과부하를 초래하는 투수 운용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김 감독은 4월 말 이후 이런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달 말에는 연승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런데 4일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 대행은 김 감독보다 한 술 더 뜨는 투수진 운용을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마무리 정우람을 6회에 투입시켰다. 김 대행은 또 지난 11일 kt전부터 14일 KIA전까지 4일 동안 박정진을 세 번이나 등판시켰다. 노장 박정진은 연투가 힘들다는 게 입증됐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등판시키고 있다. 앞서 심수창은 4일 선발로 나서 23구, 5일 불펜으로 61구, 8일 다시 불펜으로 14구를 던졌다. 김 대행은 7일 kt전에서 40구를 던진 권혁을 다음날 또다시 내보내는 무리수를 뒀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김태균도 계속해서 4번에 중용되고 있다. 김태균은 국내 최고의 교타자로 인정받고 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0.257에 불과하다. 4번타자의 덕목인 홈런도 올 시즌 단 한 개가 고작이다. 이날 KIA전에서도 5-6으로 따라간 6회초 1사 1, 2루에서 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를 때려냈다. 수비도 좋지 못하다. 벌써 실책이 4개다. 특히 이 실책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 더욱 문제다. 지난 7일 kt전에선 ‘패대기 송구’라는 황당한 실책으로 팀 패배를 초래했다. 13일 KIA전에선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나왔지만 1회 치명적인 실책으로 상대에 승리를 헌납했다. 하지만 김 대행은 타순 조정 등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통상적으로 감독은 심각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선수에 대해 타순을 조정하거나 2군으로 내려 타격감 등을 조율한다. 하지만 김 대행은 유독 김태균에 대해선 그 어떤 조치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는 “김태균은 한화의 4번 타자다. 본인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5월의 반이 지났지만 아직 10승도 채우지 못한 팀은 한화뿐이다. 이미 9위와의 승차가 무려 7.5게임이나 벌어져 있다. 1위 두산과는 15게임 차나 된다. 한화에게 반등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한화 김광수 대행의 마구잡이식 투수 운용과 김태균 4번 고집이 부른 1승 8패
입력 2016-05-15 19:40 수정 2016-05-15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