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자수한 중국인 B씨(33)는 범행 후 3일간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시신을 실은 채 생계활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경찰 조사에서 B씨는 범행 후에도 무자격 관광안내사로 일을 해 왔고, 한국어가 서투른 탓에 임시 일자리를 전전하며 일감을 따라 수시로 거주지를 옮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2005년 취업비자로 입국한 B씨는 2010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자녀 2명을 두고, 제주시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춘절 연휴 등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에 몰려올 와 관광 안내사가 부족할 때면 B씨가 다른 안내사 연락을 받고 임시직 일을 많이 했다”며 “돈을 노려 범행을 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12월30일 오후 1시10분쯤 피해자 A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하다 돈을 노려 제주시 외도동 부근 골목길에서 A씨를 살해한 뒤 올해 1월 2일 새벽 2∼3시쯤 안덕면 동광히 야초지에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B씨는 차에 있던 흉기로 A씨를 살해했으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진술한 살해 동기가 사실인지, 계획적 범행인지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다.
B씨는 지난 14일 오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을 탐문 수사하던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거주지 부근 삼양파출소를 찾아가 자수했다.
A씨는 지난달 13일 서귀포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한 보리밭 인근 임야에서 6차례나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A씨의 유족들은 지난 11일 제주에 와 시신을 화장한 뒤 B씨가 자수하기 불과 몇 시간 전 A씨의 유골을 들고 중국으로 출국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중국여성 살해한 중국인 남성, 범행 후 3일간 시신 실은 차로 생계활동
입력 2016-05-15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