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사박물관(관장 정진철)은 2016년도 상반기 특별기획전의 주제를 ‘癩詩人 韓何雲(나시인 한하운)’으로 선정, 오는 18일부터 8월말까지 부평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시회를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한하운 시인 40주기를 맞아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사망 시까지 25년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부평에서 그의 문학과 삶의 궤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인천문화재단(대표 김윤식)의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소장해오던 한하운 시인의 친필 유고와 다양한 자료, 그 동안 세간에 잊혀져왔던 행적을 영상, 신문, 문헌, 사진 등의 자료를 선보인다.
모멸과 냉대의 땅에서 인간의 존엄과 생의 가치를 아름답게 노래하였던 그의 생과 문학, 도전적인 반생의 나병퇴치운동가로 살았던 부평의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1919년 함경도에서 태어나 베이징대에서 수의축산학을 공부하고 도청 공무원 생활을 하던 한하운 시인은 지병인 한센병 재발로 비참한 투병생활을 하며 목숨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문학으로부터 얻게 된다.
한센병이라는 무서운 질병의 고통과 그로 인한 사회의 냉대를 겪으며 삶의 애착을 민족적 정서인 ‘한(恨)’의 문학으로 승화한 한하운 시인이 1949년 12월 30일 부평의 후미진 골짜기로 한센병 환자 수백병과 터전을 옮겨 생활하게 된다.
이때부터 한하운 시인의 부평 생활은 그가 1975년 사망할 때까지 이어진다. 부평에서 살며 시인은 나환자 요양소인 성계원 자치회장, 대한한센총연맹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센병 퇴치 및 구제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친필유고에서 “부평 평야는 우리의 넓은 마음으로”라고 노래했다. 죽어서 파랑새가 되고 싶다던 시인은 부평으로 돌아와 그의 마지막 생애를 불살랐다. 부평에서 열리는 한하운 시인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정훈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하운 시인의 수준 높은 문학 세계와 함께 지역사회와의 짧지 않았던 인연을 지역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며 “한하운 시인을 추모하는 문화 사업이 부평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6년도 부평역사박물관 상반기 특별기획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032-515-6472)로 문의하면 된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한센병 시인 한하운 40주기, 생애마지막 거처 부평에서 그를 다시 만난다
입력 2016-05-15 18:21 수정 2016-05-15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