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국 소설가 한강 , 17일 새벽 맨부커상 낭보 날릴까

입력 2016-05-15 12:31

소설가 한강(46)이 14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17일 새벽 한국의 문학판에 맨부커상의 낭보를 날릴까.

영국 문학상인 ‘맨부커상’ 수상자가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경(한국 시간 17일 새벽 2시경) 발표된다. 소설가 한강은 '채식주의자(The Vegetarian)'로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명에 포함돼 그가 한국인 최초 수상자가 될지 관심이 뜨겁다.

맨부커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수여하는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했고, 2002년 맨 그룹(Man group)이 스폰서로 나서면서 명칭이 맨부커상으로 확정됐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은 영 연방 국가의 작가에게 주는 맨부커상 본상의 자매상이다. 비(非)영연방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주어진다. 영화로 치면 아카데미상의 외국어 작품상 격이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은 2005년부터 시작돼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캐나다 출신 작가 앨리스 먼로(2009),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2011) 등 현대 문학의 거장들이 이 상을 거쳐 갔다.

올해에도 쟁쟁한 작가들이 한강과 함께 6명의 후보에 포함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묵을 비롯해 중국이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이다.

문단 관계자는 15일 “현지 반응으로 볼 때 수상 가능성이 낮은 것은 아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최종 후보 발표 후 아일랜드 일간지 아이리쉬 타임스(IT)는 한강이 맨부커상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다. 미국의 해외 문학 소개 전문지인 ‘WLT(World Literature Today)' 5월호도 한강을 메인 인터뷰를 통해 소개했다. 번역자인 데보라 스미스(28)의 수준 높은 번역도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수상자 발표는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후보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뤄져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한강 작가도 14일 현지로 출국했다.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게재된 중편이다. 세 편의 연작소설 중 첫 번째 편의 제목이다. 이후 또 다른 중편들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과 묶여 2007년 장편소설 ‘채식주의자’(창비)로 출간됐다. 폭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와 한강의 간결한 문체가 어우러진 수작으로 평가된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