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종합격투기 로드 FC 파이터 권아솔(30)이 18초 만에 쓰러졌다. 여러 선수들에게 독설을 퍼붓고 도발했지만 정작 실력은 입심에 못 미쳤다.
권아솔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 FC 031 코메인이벤트 무제한급 대전에서 일본의 쿠와바라 키요시(34)를 상대했지만 1라운드 18초 만에 녹아웃(KO) 패배를 당했다. 쿠와바라의 오른손 훅을 관자놀이에 맞고 쓰러졌다.
쿠와바라는 쓰러진 권아솔에게 파운딩 펀치를 퍼부었다.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중단했다. 키요시의 KO 승. 벼락처럼 끝난 경기는 권아솔이 케이지 밖으로 나간 시간보다 짧았다.
권아솔은 이 경기를 앞두고 로드 FC의 다른 파이터들에게 온갖 독설을 퍼부었다. 최홍만에겐 “운동을 그만하라”고 했고, 부상으로 자신과의 대결을 취소한 이둘희에겐 “부상 핑계로 도망갔다”고 했다. 그렇게 격투기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장외 입심대결에선 최강자였다. 하지만 케이지 안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권아솔은 쿠와바라와의 경기를 마치고 “후두부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로드 FC는 후두부 공격을 금지한다. 권아솔은 “차라리 기분이 좋다. 후두부를 맞아 경기에 대한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격투기 팬들은 이런 권아솔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15일 SNS에서 “반칙패를 당한 것처럼 포장하지 말라”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라”며 쿠와바라의 편을 들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입만 살았다” “권두부”라는 험한 표현까지 나왔다. ‘권두부’는 권아솔이 맞았다고 주장한 후두부, 근육이 없는 파이터의 몸을 비꼴 때 사용하는 두부의 중의적 표현으로 보인다.
권아솔은 그러나 최홍만, 이둘희를 향해 도발을 계속했다. 그는 “이둘희는 도망자이기 때문에 상대할 가치를 못 느낀다. 최홍만과 대결하고 싶다”며 “최홍만은 3초에 한 걸음을 걷는다. 뛰어도 2초에 한 걸음이다. 최홍만과 싸우면 한 대도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이둘희 도망자, 최홍만 덤벼” 18초 KO 권아솔, 그래도 도발은 계속된다
입력 2016-05-15 12:18 수정 2016-05-15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