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최고사령관을 맡고 있는 무스타파 바드레딘(55)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3일 전했다.
헤즈볼라는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위해 시리아에 수천 명의 전사들을 보내 반군들과 전투를 벌여왔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에 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급진 무장단체다.
BBC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성명서를 통해 “바드레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지난 10일 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장례식은 13일 치러졌다.
레바논의 알메이야딘TV는 당초 그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성명서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바드레딘의 죽음에 이스라엘이 관여됐는지 확인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만약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을 경우 헤즈볼라가 대규모 보복 테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헤즈볼라에서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를 제외하면 바드레딘이 최고위직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 사건을 총지휘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05년 하리리 총리와 다른 22명을 살해한 자살폭탄 테러는 중동에서 가장 충격적인 정치적 암살 사건 중 하나다.
바드레딘은 1983년에 241명이 숨진 레바논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막사 폭발 사건의 배후라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미국은 2012년부터 바드레딘을 특별 국제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해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