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 기사가 종입니까” 백화점 갑질 고발…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6-05-14 00:05
서울의 유명 A백화점 VIP 고객 행사에 버스기사로 다녀온 아버지가 백화점 직원의 ‘갑질’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고발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네티즌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1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고발 글은 최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A백화점 직원의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높은 조회수를 올렸습니다.

글쓴이 B씨는 28년째 운전 일을 하는 아버지(C)가 지난 10일 서울 A백화점 VIP고객 행사에 다녀오면서 힘든 일을 겪었다고 호소했습니다.

B씨에 따르면 C씨는 A백화점 입구에서 VIP들을 태워 경기도 광주 모 골프클럽에 다녀오는 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A백화점측의 갑질은 이동 전부터 시작됐다고 B씨는 전했습니다.

A백화점의 팀장이라는 D씨는 C씨에게 VIP들의 골프가방을 매장 안에서 들고 와서 버스에 실어달라고 했다는군요. C씨는 거절했습니다. 본인 업무는 고객을 차로 안전하게 모시는 일이지 개인 짐꾼마냥 가방을 운반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답니다. 다만 가방을 차 앞에 가져다주면 안전히 실어드리겠다고 했다는군요.

두 번째 사건은 히터를 트는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그날따라 비가 내려 다소 쌀쌀해지자 D씨는 주행도중 히터를 켜달라고 했답니다. C씨는 그러나 즉각 이에 응하지 못했습니다. 관광버스의 경우 히터를 가동하려면 엔진쪽에 있는 히터마개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마개를 열어놓으면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하지 않아 평소에는 마개를 닫는다는군요. D씨는 화를 내며 히터를 빨리 틀라고 했고 C씨는 서울 시내에서 차를 세워 히터마개를 연 뒤 히터를 켰다고 합니다.

세 번째 갈등은 돌아가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VIP들이 이용한 골프클럽은 로비 앞 공간이 협소해 버스는 작게 돌 수 없고 크게 주차장 한 바퀴를 돌아야만 댈 수 있다고 하네요. 또 다른 짐 싣는 차들이 있으니 오래 대기할 형편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C씨는 이날 VIP들의 선물과 골프가방, 개인가방을 싣고 VIP들을 태우느라 무려 네 번이나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았다고 합니다.



마지막 VIP들을 태울 때에는 다른 차들의 짐 싣는 걸 방해하지 않기 위해 약 10m 정도 차를 앞으로 뺐다고 합니다. 버스 길이가 12.5m이니 고작 버스 하나 정도만 걸으면 되는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D씨가 다시 로비 앞으로 차를 대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C씨는 로비 앞에 다른 차들이 많이 있고 다시 차를 돌리기엔 어려움이 있으니 조금만 걸으면 안 되겠느냐고 했답니다. 결국 VIP들은 거리가 얼마 안 되니 그냥 걸어서 탔다네요. B씨는 얼마나 억울했는지 지도를 첨부해가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는데요.



D씨는 이날 이후 C씨의 회사로 전화를 걸어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B씨는 “D씨가 아버지 회사로 전화를 걸어 VIP들을 걷게 했다며 난리를 쳤다고 합니다”라면서 “D씨는 우리 아버지가 히터나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하지도 말라고 했다는 거짓말을 했고, 다음부터는 당신들 차를 쓰지 않는다는 엄포를 놓아 아버지가 지금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라고 하소연했습니다.

B씨는 이어 “아버지는 수년 동안 관광버스 일을 했는데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합니다”라면서 “A백화점 사람은 정말 갑질의 갑을 보여줬습니다. 아버지가 그 분과 통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A백화점은 통화연결도 해주지 않고 연락처를 남겨도 연락을 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비 오는 것에 대비해 미리 히터마개를 열어놓지 못한 부분은 아버지 잘못입니다. 그래도 없는 말까지 지어내며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백화점 직원이 관광버스 기사라고 종 부리듯 요구하고 자기 말을 따라주지 않았다고 이러는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네티즌들도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vip 시중들다보니 자기도 vip인줄 알았나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화점 별꼴이다 진짜 버스회사에서도 백화점 vip 행사인 거 알고 제일 무사고 안전운전하시는 기사님으로 배차했을 거구 그게 글쓴님 아버님. 정작 이용하는 vip들은 기사님께 별 말 없었다며... 이런 걸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을 거면 애초에 vip들이 개인차량으로 이동하게 하든지. 백화점 측에서 먼저 어수선하게 응대 및 갑질 해놓고 웃기네 정말”

“그 백화점 직원 VIP 고객에게 오바 과잉 충성을 위해 엉뚱한데서 갑질 했네요. 참 못난 인간입니다.”

이런 댓글이 이어지고 있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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