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를 납치한 뒤 “성불구로 만들겠다”고 협박해 10억원을 뜯은 양은이파 고문과 추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업가를 납치해 결박한 뒤 협박해 10억원을 뜯은 혐의(강도상해 등)로 양은이파 고문 이모(7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범 안모(56)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 1월 30일 오전 9시30분쯤 강남의 재력가 김모(61)씨를 납치한 뒤 각목으로 때리며 “약물을 주사해 성 불구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김씨에게 “좋은 사업가가 있으니 소개해주겠다”며 김씨를 광주 광산구 송정리역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김씨를 주모(54)씨가 운전하는 벤츠에 태워 전남 화순군 방면으로 이동하던 중 미리 기다리고 있던 양은이파 행동대장 서모(53)씨가 차에 타면서 김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김씨를 결박한 뒤 안대를 씌워 전남 보성군의 산 속에 있는 민박집으로 끌고 가 김씨의 옷을 벗기고 각목으로 김씨를 때리며 “약물을 주사해 성 불구로 만들겠다”고 협박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1회용 주사기로 증류수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사하기도 했다.
폭행과 협박에 김씨는 같은 날 오후 4시쯤 이씨 일당에게 돈을 이체한 뒤에야 풀려났다. 이씨 일당은 김씨를 송정리역 앞에 데려다 준 뒤 도주했다. 김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월 중순부터 이달 10일까지 광주와 상주, 서울 등지에서 이들을 연달아 검거했다.
이씨는 ‘호남 조폭계’의 대부로 양은이파 조양은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김씨가 재력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그를 협박해 돈을 뜯을 생각으로 양은이파 행동대장인 강모(56)씨 등과 공모했다. 이들은 김씨를 납치할 목적으로 벤츠와 산속의 민박집을 빌리는 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경찰은 이씨 일당뿐만 아니라 이들의 도피행각을 도운 경북 상주의 토착 폭력조직 ‘차포파’의 조직원 등 4명도 붙잡아 범인도피를 도운 혐의로 입건했다.
홍석호 임주언 기자 will@kmib.co.kr
70대 조폭 대부 "성불구로 만들겠다"며 사업가 납치 협박
입력 2016-05-13 18:46 수정 2016-05-13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