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구성원의 절반을 교체한 반면, 핵심 지도부인 정치국과 정무국에선 소수의 고령자만 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세대교체를 피해 기존 세력의 반발을 막고 신진 세력의 고위직 진출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일부가 13일 공개한 ‘북한 제7차 당 대회 종합평가’를 보면 북한은 당 중앙위 위원·후보위원 235명 중 54.9%인 129명을 새로 뽑았다. 나머지 106명은 재선됐다. 반면 정치국과 정무국 등 주요 정책결정기관에선 80대 중반을 넘은 일부 고령자만 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당 중앙위 위원에 선출된 데 대해서도 이들이 향후 주요 직위에 선출되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박봉주 내각 총리와 이만건 군수공업부장이 중앙위 위원에 선발된 건 군의 역할이 축소되고 당의 역할이 강화된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치국 위원은 15명에서 27% 늘어 19명으로, 후보위원은 7명에서 28% 늘어 9명으로 확대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위 세력을 승진시키고 향후 공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직위에 대비하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재진입한 건 노령인 김영남(88)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궐위에 대비한 것으로, 최 부위원장이 향후 김 상임위원장을 대신해 명목상의 국가수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고령인 양형섭(91)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김기남(87)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조만간 교체되고 신임 인사들이 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통일부는 이번 7차 당 대회에 대해 “향후 정책 노선을 발표하고 조직·인사를 정비하는 등 김정은 시대의 본격 개막을 선언했다”면서도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발전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선대의 유산을 답습하면서 현실과 괴리된 상호모순적 정책을 발표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북한, 7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 절반 교체… 정치국 정무국은 고령자만 퇴진
입력 2016-05-13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