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를 열흘간이나 훼손한 조성호, 계획 범행이었냐는 질문에 아리송한 답변

입력 2016-05-13 13:21 수정 2016-05-13 13:46

인천 자택에서 피해자를 살해해 경기 안산 대부도에 사체를 유기한 피의자 조성호(30)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 조씨는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망치를 미리 준비했으며 피해자의 생활 패턴까지 면밀히 파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이것이 직접적인 판단 근거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13일 오전 이번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조씨를 살인 및 사체훼손·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안산단원경찰서를 나서던 조씨는 ‘계획범행이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술로 다 얘기 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유가족에게 할 말 없냐’에는 “제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경찰과 함께 호송차에 올라탔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쯤 인천시 연수구 자택에서 함께 살던 최모(40)씨를 미리 준비한 망치로 내리쳐 살해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사체를 욕실에 방치하다 악취가 심해지자 같은 달 17일부터 26일까지 약 열흘간 사체를 상·하반신으로 토막 내는 등 훼손해 대부도 2곳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초기에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국과수 부검 소견과 자택 내 혈흔 형태 등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계획적 범행이었음을 시인했다.

조씨는 피해자로부터 3월 말부터 모욕적인 말과 욕설을 반복적으로 들었고 살해 당일에는 피해자가 밤늦게 술을 마시고 들어와 피의자에게 “너 같은 놈을 낳아 준 부모도 다 똑같다. 내 눈에 보이면 모두 쳐 죽이겠다”는 등의 심한 욕설을 하며 괴롭혔다.

이에 격분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조씨는 피해자가 잠들자 미리 준비한 망치로 피해자의 안면부 등을 수차례 내리쳐 살해했다.

조씨는 올해 1월 인천의 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최씨를 알게 됐으며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2월 말부터 동거해왔다.

조씨는 범행 후 집에 태연히 있다 경찰에 체포됐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뉴스를 보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새벽 1시쯤 인천 자택에서 함께 거주해온 최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대부도 일대 두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