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1개월째 동결 왜… 가계부채 발목, 자본확충방안 미정 탓

입력 2016-05-13 10:34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구성찬 기자

한국은행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 본점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6월 역대 최저금리인 1.50% 수준으로 내린 이후 이달까지 11개월째 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전까지 연 3.0%를 유지하다가, 본격적 하강 국면을 맞이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5월 연 2.50%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제 정책이 별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2014년 8월과 10월, 2015년 3월과 6월 지속적으로 금리가 인하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도 있다.

한은이 11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우선 가계부채 영향이 크다. 전날 한은이 내놓은 2016년 4월 금융시장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54조3000억원이다. 그 전달에 비해 또다시 5조3000억원 가량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각종 가계부채 경감책이 시행 중인데도 집집마다 빚이 쌓여 간다.



박근혜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있는 조선·해운 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해, 한은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취할지 결정되지 않은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구조조정을 담당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출자를 할지 대출을 할지 세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로부터 발권력 동원 압박을 받는 상황이어서 향후 한은의 스탠스 마련에 미리부터 금리인하 수단을 쓸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이와 관련 이주열 총재는 오전 11시20분 기자회견을 통해 세부 방침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보기]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