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이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회동한 뒤 당의 단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은 하지 않았다. 당내 갈등이 수습되는 모양새이지만 봉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와 라이언 하원의장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회동을 갖고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성명에서 “당을 통합하고 올가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비록 첫 회동이었지만, 당의 통합을 위한 매우 긍정적인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몇몇 이견에 대해 서로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많은 공통분야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해 합의가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공화당의 대권과 당권을 거머쥔 두 사람이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극심한 갈등상을 노출했던 공화당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 주류 인사들이 ‘트럼프 불가’를 외치는 상황에서 라이언 의장마저 지난 5일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고, 이에 맞서 트럼프가 라이언 의장을 오는 7월 전당대회 의장직에서 끌어내리겠다고 압박하면서 공화당은 그야말로 적전분열 양상을 보였었다.
두 사람의 이날 회동에도 불구, 당의 진정한 통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라이언 의장도 회동 후 기자들에게 “당의 단합 과정은 시간이 좀 걸린다. 가짜 통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단합과정이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님을 내비쳤다.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2012년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이 찬성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폐기를 주장하는 등 무역정책은 물론이고 재정, 이민, 복지, 외교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공화당의 기조와는 선명한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인종과 종교, 여성차별 등 막말에 가까운 트럼프의 분열적 발언에 대해서도 본선 경쟁력을 저해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라이언, 트럼프 만난 뒤 "단합" 발표 불구 지지 선언은 안해
입력 2016-05-1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