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전 옥시 대표 "내 연기 어땠어요?" 거짓 사과 논란

입력 2016-05-12 21:18 수정 2016-05-12 21:30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됐던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가 포토라인 앞에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뒤에선 자신의 변호사에게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말했다는 검찰 측 목격담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신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1차 소환조사 당시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을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하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이후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간 신 전 대표는 동행하고 있던 자신의 변호인을 바라보며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태연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신 전 대표가 조사실로 이동하면서 이 말을 할 당시 가까이 있던 검찰 직원이 이를 듣고 중간 간부에게 보고했고 이영렬 지검장 등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에도 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는 ‘거짓 사과’ 논란을 부인했다.

신 전 대표 측은 발언이 와전된 것 같다며 '연기'라는 표현을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피해자들과 언론 앞에서 너무 떨리고 정신이 혼란한 상황 속에 사과를 해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동행한 변호사에게 "내 얘기 어땠어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얘기'를 검찰 측 직원이 '연기'로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는 설명이다.

동행했던 변호사도 "검찰 측이 들었다는 워딩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라면서 "혹시라도 '내 얘기'를 '내 연기'로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2000년 말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첨가한 제품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처음 제조할 당시 이 회사 최고 경영자로 일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대표의 구속 여부는 오는 13일 밤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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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