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대량판매 후 구글코리아로 이직한 전 사장…"책임회피?"

입력 2016-05-13 00:02 수정 2016-05-13 00:02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에 나선가운데 옥시의 전 대표가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48)씨는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 동안 '옥시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가 대량 판매된 시기다. 이 때문에 존 리 씨가 유해성과 부작용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옥시 전·현직 연구원들이 "최고 경영자에게 흡입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윗선에 꾸준히 해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존 리 씨가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 리씨는 2014년 구글코리아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 검색서비스 개발·관리 및 다양한 부대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 그는 '구글캠퍼스 서울'을 개관·운영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재직 중인 회사(구글코리아)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어서 코멘트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지난 11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가 집중 판매된 2000년대 중·후반 옥시를 경영한 외국인 임원들을 조만간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옥시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짜 나쁜 놈은 구글에 있었네” “살인 및 은폐 혐의를 물어야한다” “소름 끼친다” “진정한 살인자” “순백의 양인 척 구글에서 가면을 쓰고 있었네” “사퇴해주세요” “옥시도 싫고 구글도 짜증난다”는 반응이다.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다. 검찰은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17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사망자는 70명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