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상한 외모에 부드러운 목소리, 그런데 하는 짓은 못됐거나 무섭다. 그동안 배우 남궁민이 주로 맡았던 역할들은 그랬다. 사연 있는 악역이거나 천하에 나쁜 놈을 주로 연기했다. 악역이 아니더라도 주연급 조연 정도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두 편에서 연달아 악역을 맡으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주역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번엔 악역도, 어두운 캐릭터도 아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SBS ‘미녀 공심이’에서 유쾌하고 코믹한 주인공 안단태 역을 맡게 됐다.
남궁민은 12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미녀 공심이’ 제작발표회에서 “정의로운 인권변호사 역을 맡게 됐는데, 피고인석이 아니라 변호인석에 앉아 어색했다”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에서 뭐든지 잘하는 유쾌한 동네 테리우스이자 인권변호사인 안단태를 연기한다. 예쁘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공심이 역에는 걸스데이 민아, 외모와 능력을 모두 갖춘 공심이의 언니 공미 역에는 서효림,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 남자 준수 역에는 온주완이 캐스팅됐다.
남궁민은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20부작 미니시리즈인데 민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잘 해낼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만나서 보니 앞으로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브로맨스를 보여줄 온주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이였지만 호감을 갖고 있었다. 연기하기가 한결 수월했다”고 말했다.
민아는 “남궁민과 마주치는 순가 믿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죄송스러울 만큼 선생님처럼 많이 알려준다. 평생 살면서 연기 선배로 남궁민을 못 잊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다른 드라마처럼 고급 레스토랑에 가거나 스포츠카를 타고 나오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고, 버스를 탄다. 백수찬 PD “우리 드라마는 저자극 고중독 명랑극”이라며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다. 웃기고 때로는 짠내 나는 이야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우연한 사고로 서로 알게되면서 첫 눈에 교감을 느끼게 되는 단태와 준수의 브로맨스도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준수 역의 온주완은 “서로 반하는 게 남녀 사이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극중 준수와 단테는 서로 반하는 감정을 느낀다. 실제 남궁민과 호흡도 좋다”고 말했다.
‘미녀 공심이’는 공심이네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도 관전 포인트다. 공심이와 공미의 엄마 주재분(오현경)와 아빠 공혁(우현)의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현경은 “주재분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8등신 엄마다. 똑똑함과 부 때문에 남편을 선택한 인물”이라며 “우현과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에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우현은 “집에서 멍하니 있다가 오현경과 착하고 예쁜 두 딸을 생각하면서 나 혼자 춤을 춘다. 해피바이러스가 몰려온다. 집사람이 조울증이 아니냐 할 정도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녀 공심이’는 14일 밤 10시 첫방송 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악역 전문 남궁민이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으로... '미녀 공심이'
입력 2016-05-12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