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K리그 최초의 지역 더비인 ‘수원 더비’가 펼쳐진다. 무대는 14일 오후 5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16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10라운드다. 수원시는 수원 삼성과 수원 FC의 역사적인 첫 맞대결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에 싸여 있다.
양 팀의 사령탑과 대표 선수는 12일 수원시청에서 수원 더비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이제는 올라가야 할 상황”이라며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경기를 펼치겠다. 우리가 3대 1로 이길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조덕제 수원 FC 감독은 “축구는 지기 위해 훈련하지 않는다. 패배란 글자를 새기면서 노력하지 않는다”며 “수원 삼성이 분명히 벅찬 상대인 것은 틀림없지만 패기의 정신으로 몰아치면 극장 골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2대 1로 이길 것이다”고 받아쳤다.
현재 양 팀 모두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1승6무2패(승점 9)를 기록 중인 수원 삼성은 9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 6경기에서 5무1패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원 FC는 1승5무3패(승점 8)로 10위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 6경기 성적은 3무3패. 양 팀은 이번 경기에서 상대를 제물로 삼아 상승세를 타겠다는 각오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수원 삼성은 이번 시즌 초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클래식을 병행하면서 고전했다. 선수들이 잦은 출장으로 체력이 떨어져 클래식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 7경기에서 리드를 잡고도 이를 끝까지 지킨 경기는 1경기에 불과했다. 역전패를 당한 것은 한 번밖에 되지 않지만 5경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원 삼성은 지난 3일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이제 클래식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수원 삼성의 두 기둥은 염기훈과 권창훈이다. 염기훈은 지난 시즌 리그 최대 공격포인트(8골 17도움)를 올리며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도 2골 3도움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몰아치며 수원 삼성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4골을 기록,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원 FC는 지난 시즌 챌린지(2부 리그)에서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조 감독은 최근 위기론이 불거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11개 팀과 모두 맞불을 때까지 기존 전술을 고수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수원 FC는 공격적인 4-3-3 포메이션으로 클래식 팀들을 상대하고 있다. 그 결과 성적은 좋지 않지만 화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 삼성은 9라운드까지 총 125차례 슈팅을 날려 제주 유나이티드(138차례), FC 서울(134차례)에 이어 최다 슈팅 3위를 달리고 있다.
수원 FC의 킬러는 오군지미(벨기에)다. 183㎝의 장신에 강한 피지컬을 갖춘 오군지미는 득점을 올리는 동시에 상대 진영에서 수비진을 흔들어 놓는 스트라이커다. 이번 시즌 3골을 기록 중이다.
수원시는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청 사거리부터 종합운동장 사거리까지 5㎞ 구간을 ‘더비 거리’로 조성한다. 이 구간에는 총 600개의 양 구단기가 걸린다. 경기 날짜 및 양 구단 엠블럼 등이 담긴 특별 매치볼도 제작해 사용 뒤 수원시청 등에 전시할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수원 삼성-수원 FC “첫 수원 더비 승자는 우리”
입력 2016-05-12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