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지도부 회동 앞두고 의제 조율 나선 청와대, 협치 모습 나올까

입력 2016-05-12 16:23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지도부를 예방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루 앞두고 의제 조율에 나선 것이다. 서로 할 말만 쏟아내는 ‘보여주기’식 만남에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 정무수석은 12일 오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실을 직접 찾아 3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현 정무수석은 정 원내대표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새 원내지도부와의) 첫 회동이지 않느냐.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회동이 되려면 말씀 좀 들어보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제 조율이라기보다는 어떤 말씀을 주로 할 건지 미리 들어보고 우리가 준비할 게 있으면 준비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현 정무수석은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 정무수석에게 “대통령 잘 계시느냐”는 안부를 묻기도 했다. 현 정무수석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이날 당선인 워크숍 참석을 위해 광주에 내려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청와대 측이 먼저 연락을 해와 성사됐다고 한다. 청와대가 회담 준비과정에서부터 국회와 소통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이른바 ‘협치' 시동을 걸겠다는 메시지다. 정 원내대표도 “3당 원내대표가 만나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지 의제가 어디 있겠느냐. 국정 운영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노동개혁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주요 입법 과제 달성을 위한 야당 협조를 재차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새누리당도 협치를 위해 박 대통령과 3당 지도부 간 회동 정례화를 적극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과,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개정,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 지정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현 정무수석은 야당의 요구 사항에 대해 “(의제에) 다 들어있을 것”이라며 “(청와대도) 관심을 갖는 중요한 일이지만, 저희들 입장에선 그 외에도 중요하고 해야 될 일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더민주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청와대 가서는 사전에 조율한 의제와 상관없이 현안에 대해 할 말은 다 하고 와야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더민주 우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자 워크숍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정중하게 건의드릴 계획”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야박하게 나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웅빈 최승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