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야산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중국여성의 유족이 경찰의 도움으로 제주에 왔지만 사건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11일 제주를 찾은 피해자의 언니는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빨리 범인이 잡히길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13일이면 시신이 발견된 지 어느새 한 달이 되지만 범인의 신원은 물론 사건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와 불법체류하며 단란주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도 번 돈을 중국에 있는 가족에 송금하는 등 가족사랑이 특별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동생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난해 12월15일을 떠올리며 당시 통화에서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아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보름 뒤 연락이 끊겼고, 4개월 후인 지난달 13일 피해자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몸에서 여섯 차례나 흉기에 찔린 흔적이 발견됐고, 주변에 혈흔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다른 곳에서 살해돼 옮겨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 부검에서 성범죄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피해자가 일했던 단란주점의 단골손님을 체포, 한때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증거부족으로 용의자는 이틀 만에 풀려났다.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경찰은 4월말 새로운 유력 용의자가 담긴 사진을 찾아냈다.
사진 속에는 제주시내 모 은행 현금인출기 앞에서 얼굴을 철저히 가린 채 피해자의 직불카드를 이용, 현금 200만원을 뽑는 용의자의 모습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물 29명을 출국 정지·금지하는 한편 용의자가 중국인이고 이미 출국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 올해 1~4월 출국한 불법체류자 사진들을 일일이 대조하며 수사를 확대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주변인물이 별정통신사를 통해 사용한 대포폰 통신 기록과 피해자의 금융 거래내역을 집중 조사하는 등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경찰, 중국여성 살해 용의자 추적 안간힘
입력 2016-05-12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