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묵은 앞서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박서준 아버지, ‘오마이 비너스’에서 소지섭 주치의로 출연했다. 최근 TV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과거 그는 영화 ‘실종’ ‘집행자’ 등을 제작한 영화사 ‘활동사진’의 대표였다. 과거에는 이선균, 강혜정 등을 발굴해 매니저 일을 하기도 했다. 매니지먼트 6년, 제작 8년의 시간을 보냈다.
최근 조선묵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기자로 데뷔를 했고 매니저를 하다가 접고 제작을 했지만 잘 안 됐고 모아둔 돈은 바닥이 났다”며 “아이들은 커 가고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진행되던 몇 개의 영화들도 투자가 좌절되면서 더욱 힘들어졌고 공황장애에 걸렸다. 불안감에 잠이 오지 않아 3년 동안 수면제를 먹기도 했다.
그는 “활동사진 1호 제작 작품인 ‘실종’을 시작으로 점점 욕심을 냈다”며 “영화 ‘집행자’도 ‘풀빵엄마’도 조금씩 무리수를 뒀다. 지나고 보니 결국 나의 이기적인 욕심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가장 힘들 때 가까운 지인인 김태균 감독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자 김 감독은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고백하며 교회에 나가라고 조언했다.
조선묵은 “어머니가 20년 동안 심방전도사님이었다”며 “막내인 저를 등에 업고 부흥회를 다니셨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영향으로 사춘기 이전까지는 교회에 갔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하나님을 떠났고 세상적으로 흥청망청 살았다. 김태균 감독의 말을 듣고 머리를 탁 맞은 듯 했다. 어머니의 기도만 믿고 나는 기도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원천교회에 다니고 있다. “집 앞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원천교회를 지나야 합니다. 매일 지나다녔는데, 그 동안 교회를 한번도 안 갔어요. 김 감독이 교회에 가라고 한 날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찬양 소리가 들렸어요. 그날 원천교회에 처음 갔고 예배당에서 눈물콧물 쏟으며 회개의 기도를 했어요.”
서울예술대학 81학번인 그는 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 황인뢰 감독 송지나 작가의 MBC 베스트극장 ‘연인들’ 등에 출연하며 80년대 연기자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카메라 울렁증이 찾아왔고 95년도에 이경영 매니저를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을 그만뒀다.
21년 만에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왔다. 조선묵은 “주위에서 ‘넌 아직 가능성이 있다’며 연기를 하라고 조언해줬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학원인 스타게이트에 가서 후배들과 연기트레이닝을 2년 했다. 50대에 연기를 다시 하려니 만감이 교차하지만 즐겁고 재미있다”고 했다.
그는 다시는 예배의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하나님과 약속했다. 지난해부터 교회 성가대도 활동도 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쪽에서는 영화 ‘회복’ ‘블랙가스펠’ ‘용서’를 제작한 이임주 대표와 박영목 변호사, 로드픽쳐스 최선중 대표 등과 매주 목요일마다 예배모임도 함께 하고 있다.
조선묵은 “매일 아침 산책을 하고 산에 가서 묵상하고 기도한다”며 “나를 더욱 내려두는 중이다. 하지만 그 동안 이기적으로만 살아서 아직도 두렵다. 내가 계속 이기적으로 살까봐 무섭다. 하나님은 나를 아시니까. 더욱 겸손히 나를 내려두고 기도하면서 움직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