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세퓨' 원료 "덴마크 아닌 중국에서 들여온 PHMG" 주장

입력 2016-05-12 13:29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오른쪽)이 12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퓨'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 ‘세퓨(Cefu)’의 원재료가 덴마크에서 수입한 것이 아닌 중국에서 들여온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PHMG는 옥시레킷벤키저가 사용해 문제된 유해성분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일(현지시간) 덴마크 현지에서 케톡스 담 가드(Dam Gaard) 전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케톡스는 14명을 죽게 만든 세퓨에 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영상에서 담 가드 전 대표는 “2007년 한국기업이 ‘농업용’으로 쓴다며 요청해 두 차례에 걸쳐 PGH 살균제품 40ℓ가 안 되는 양을 보낸 적은 있으나 가습기 살균제로 쓴단 얘기는 못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식으로 제품 보내달란 요구 받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 세퓨 원료는 중국에서 PHMG를 수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아는 중국업자로부터 해당 내용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케톡스는 가습기살균제 원료 중 하나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생산하는 회사였으나 덴마크가 PGH 판매금지한 이후 2014년 문 닫은 상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가습기 살균제 세퓨 원료가 PGH고, 그걸 덴마크로부터 수입했다고 알려진 정부 조사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며 “덴마크와 영국에 수사관을 파견해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인과 둘째 아이를 세퓨 때문에 잃은 안성우씨는 “세퓨는 완벽히 거짓말을 한 가습기살균제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는 “뒷면 설명엔 ‘인체에 무해하며 흡입 시에도 안전하다’고 돼있다”며 “인터넷 임신·육아 블로그나 육아박람회 등에서 친환경제품인 것처럼 활발하게 광고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하고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