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보내준 외화를 환전하려던 70대 할머니의 가방을 훔친 외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300만원 상당의 외화가 들어있는 가방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멕시코 국적의 A씨(55)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스페인인 1명, 페루인 3명과 함께 입국했다. 이들은 서울 중구에 있는 남대문시장 환전상 밀집 지역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지난달 27일 피해자 B씨(77·여)를 발견했다.
B씨는 일본에 살고 있는 아들이 보내온 엔화와 호주에 살고 있는 딸이 보내온 호주 달러를 환전하려고 남대문시장을 찾았다. A씨 일당은 호주 달러를 환전하는 B씨의 가방에 엔화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B씨를 따라다나기 시작했다.
호주 달러를 환전한 B씨가 친구들과 근처 식당에 들어가자 A씨 일당도 식당에 따라 들어갔다. 이들은 B씨가 앉은 자리 근처에서 종이 지도를 펼치거나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척을 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B씨가 식탁 아래 내려놓은 가방을 훔치기 위해서였다. A씨는 주위가 소란스러운 틈을 타 B씨의 가방을 훔쳐 달아났다.
가방이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2일 주범인 A씨를 검거했다. 하지만 나머지 4명은 A씨가 검거되기 하루 전인 지난 1일 모두 출국한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행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고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해 이들이 다시 한국에 오면 검거할 방침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아들이 보내 준 돈 환전하러 왔는데…” 70대 할머니 가방 훔쳐 달아난 외국인들
입력 2016-05-12 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