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가 허리 굽힌 사이에 속옷 잡아당긴 프랑스 재무장관…그가 뒤늦게 한 변명은?

입력 2016-05-12 00:21
프랑스에서는 요즘 유력 정치인들의 성추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셸 사펭 재무장관은 지난해 1월 다보스 포럼 참석 당시 한 여기자가 바닥에 떨어진 펜을 줍느라 앉은 채로 허리를 굽히는 사이 속바지 일부가 드러나자 그녀의 속바지 허리 고무줄을 잡아당겼다. 
미셸 사펭 프랑스 재무장관 (위키피디아)

이같은 사실은 당사자가 사펭 장관이라는 사실이 빠진 채 비공식으로만 전해지다 최근 발간된 ‘엘리제의 비밀을 벗기다(L'Elysee Off)’는 책을 통해 해당 주인공이 사펭 장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때 사펭 장관은 “완전한 거짓”이라며 “프랑스가 무슨 중상모략의 왕국이냐”고 펄쩍 뛰었다가 이날에서야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당시 약 20명의 사람과 함께 있었으며 해당 기자에게 ‘그녀의 옷’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나서 등에 손을 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성추행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내가 손을 댄 뒤 당사자가 놀라고 나서 내가 한 말과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여전히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사펭 장관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랑드 정권 하에서 이같은 성추문에 휩싸인 인사는 사펭 뿐이 아니다. 

해외영토관리부 장관인 장-미셀 베이레는 여러 번 여성 보좌관을 치고 때렸다는 의혹이 최근 온라인에서 폭로돼 곤욕을 치렀다.

드니 보펭 프랑스 하원 부의장 (위키피디아)


또 드니 보펭 하원 부의장은 한 술 더 떠 녹색당 동료 정치인을 비롯한 8명에게 성추행을 벌인 혐의로 파리 검찰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사석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가슴을 만지거나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추행을 일삼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여성운동가들과 국회의원 등 500여명은 이날 여성을 하대하고 추행하는 것은 물론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행태(impunity)’를 끝내자는 취지의 시위를 벌였다고 BBC는 전했다.

5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냈던 도미니트 스트로스-칸의 섹스 스캔들을 비롯해 잊을 만하면 터지는 정·재계 유력인사들의 섹스 스캔들은 프랑스 사회의 또 다른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