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투수였잖아” 日 오타니 쇼헤이 4경기 연속 홈런

입력 2016-05-12 00:03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 파이터스)가 또 홈런을 때렸다. 4경기 연속 홈런이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괴물 투수’는 이제 ‘괴물 타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오타니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홈경기에서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때렸다. 오릭스 선발투수 토메이 다이키의 시속 142㎞짜리 패스트볼 초구를 밀어 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니혼햄은 이 홈런으로 4-0으로까지 달아났다.

오타니의 홈런은 니혼햄이 6대 2로 승리한 이 경기의 결승타였다. 오타니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고 있다. 하나마키히가시고를 졸업한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 대신 니혼햄으로 입단하면서 걸었던 조건이 ‘투타 겸업’이었다. 지난해까지는 투수로서 능력이 뛰어났다. 시속 160㎞대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니혼햄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 11월 WBSC 프리미어 12 개막전과 4강전에서 만난 한국을 괴롭혔던 선발 투수가 오타니다. 오타니는 개막전에서 승전했지만 4강전에선 일본의 불펜이 9회초 극적으로 살아난 한국 타선을 막지 못하고 3대 4로 역전패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늘려 홈런 타자로 변신했다. 신장 193㎝, 체중 90㎏대의 건장한 체구에서 체중을 5㎏가량 더 불려 100㎏대로 만들었다. 묵직하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홈런 타자로 변신하기 위해서였다.

오타니는 지난 3월 25일 개막한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벌서 홈런 7개를 때렸다. 지난 4~5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홈경기부터 타자로 출전한 경기만 놓고 보면 4경기 연속 홈런이다. 다만 투수로서는 능력이 다소 하락했다. 지금까지 7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3.02의 아쉬운 성적을 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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