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평화와 통일을 위해 DMZ 걷는다

입력 2016-05-11 17:09
2016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오는 28일 경기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대에서 개최하는 ‘2016 여성평화걷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제공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여성들의 비무장지대(DMZ) 걷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남북관계가 단절기를 맞은 가운데 세계 여성운동가 30명이 북에서 남으로 비무장지대를 넘었던 지난해 국제여성평화걷기의 정신을 재현한다.

한국YWCA연합회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 32개 여성·평화단체로 구성된 2016여성평화걷기조직위원회(평화걷기위원회·공동대표 김성은 박남식)는 오는 28일 경기도 파주 임직각 평화누리공원 일대에서 ‘2016 여성평화걷기’를 개최한다. 평화걷기위원회는 10일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 행사에 대한 취지와 세부적 내용 등을 발표했다.

안김정애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상임대표는 행사 취지를 설명한 발언에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몇 년간 중단된 남북교류협력을 재개하고 끝없는 기다림 속에 고통 받는 이산가족들의 재결합을 하루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와 세계의 모든 평화구축 과정에서 여성의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며 “모든 여성에 대한 전시 폭력을 철폐하고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김 상임대표는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과 전쟁의 위협을 종식시키고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며 “군비 경쟁에 소요된 비용은 시민의 복지와 환경, 평화 정착 등 생명·평화·상생의 한반도를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여성운동가와 시민 2000여명은 남쪽 비무장지대 민간인 출입통제 구역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길까지 1시간30분 코스로 총 6㎞를 걷는다. 지난해 여성평화걷기에 참가한 미국의 평화운동가 앤 라이트, 국제NGO 피스보트의 이사 메리 조이스, 일본 여성국제평화자유연맹 대표 고즈에 아키바야시, 최애영전 뉴욕가정상담소 이사장 등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평화 플래시몹, 경기여성평화합창단 공연, 함께누리 풍물패 공연, 평화의춤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진행된다.

이 행사에 여성뿐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2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wpwalk.kr·031-907-1003). 참가비는 무료다.

평화걷기위원회는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과 여성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2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여성, 3.0평화시대를 열다’는 주제로 여성평화심포지엄을 갖는다.

광복 분단 70주년을 맞아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맥과이어와 라이베리아의 리마 보위를 비롯한 세계 16개국 여성평화 운동가 30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무장지대를 종단하는 ‘국제여성평화걷기(WomenCross DMZ)’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과 뜻을 같이 한 국내 여성평화단체들은 ‘2015 WomenCrossDMZ 한국위원회’를 구성했고 남북한 정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5월 24일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를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는 국제여성평화걷기를 개최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