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중공업 자동차 노조, 춘투 돌입

입력 2016-05-11 12:22
울산 현대중공업·자동차 노조가 춘투(春鬪) 초읽기에 돌입했다. 올해 노사 간 임금 및 단체교섭은 임금인상 보다는 경기 악화로 인한 고용보장 등의 굵직한 현안들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1일 현대중공업 등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0일 1차 본교섭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2차 본교섭에 들어갔고 현대자동차 노조는 그룹사 공동교섭을 수용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중공업 노조가 23년 만에 연대투쟁을 결의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노조 집행부는 지난 1일 각 실별로 올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공유한 데 이어 추후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 노동법 개악저지와 고용안정 투쟁에 함께 나서기로 결의했다.

현대 중공업 노조가 올해 입·단협안으로 내세운 핵심은 사외이사 추천권,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사측은 자녀 우선 채용 등 조선 호황기에 만들었던 단체협약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으며 경영권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의 올해 임·단협도 첩첩산중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매년 파업투쟁으로 강성 이미지를 구축해 온 현대차그룹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현대차·기아차 및 계열사 노조가 지난 6일 공동교섭안을 제시했다. 공동교섭이란 계열사마다 특수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금속노조의 지침 따라 교섭안을 관철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사 노조 대표는 지난 10일 울산 오토밸리복지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기아차그룹이 공동교섭을 계속 거부하면 7월쯤 그룹사 노조차원의 공동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사측 압박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공동교섭 요구는 약화된 산별교섭을 회복하고 투쟁 명분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모두 각각의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여 올해 역시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노사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써부터 시작됐다”면서 “춘투에서 시작해 임·단협이 끝날 때 까지 노사 문제가 산업계를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