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에 1400억원 규모 불법 도박장

입력 2016-05-11 12:01

조직폭력배를 정점으로 운영되던 전국 최대 규모 불법 도박장 운영조직이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시내에서 1400억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며 300억원을 챙긴 혐의(도박장소개설)로 ‘상봉동파’ 조직폭력배 윤모(39)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도박장 운영진 69명과 도박을 한 11명 등 8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달아난 ‘하우스 장’ 김모(48)씨 등 7명은 추적 중이다.

이들은 201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5년 넘게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중랑구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빌려 바카라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2~3개월 단위로 장소를 옮겨 다녔다. 손님을 들일 때도 도박장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만남의 장소를 정한 뒤 차량으로 데려오는 방식을 썼다.

상봉동파 행동대원이었던 윤씨는 도박장에서 다른 조직 건달들이 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막아주는 일을 하다 도박장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직접 개설에 나섰다. 윤씨는 장사가 잘되자 신뢰가 쌓인 사람을 하우스 장으로 독립시켜 하우스를 늘려갔다. 조직폭력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등 때문에 기존에 운영되던 하우스가 윤씨 밑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윤씨 아래 있던 하우스는 총 7개로 윤씨 이름을 따 ‘OO라인’으로 불렸다. 결속을 위해 총 단합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한 조직원은 “OO라인이 서울 시내 도박장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조직이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스 운영진 대부분은 강원랜드에서 도박에 빠져 살던 사람들이었다. 사설 도박장을 전전하며 도박에 빠져 살던 이들은 하우스에서 손님모집책, 보안팀 등 단순한 일로 시작해 점차 운영에 깊이 관여하게 됐다. 하우스 장이 된 이도 있었다. 운영진은 지분자, 바지사장, 카운터, 손님모집책, 딜러, 보안팀 등으로 구성됐다.

도박장에서 만난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신고 위험을 피했고, 신고 당할 경우 ‘바지사장’을 내세워 단속을 교묘히 빠져나가기도 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