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호남주의자, 지역패권 위해 호남 편견 유지”

입력 2016-05-11 07:02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호남이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되고, 전통적으로 농업이 강했던지라, 제조업 발달이 더딘 측면은 있을 겁니다"라며 "하지만 여러 통계를 보면, 호남분들만이 아니라 타지역 분들도 놀라실 겁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그런 격차는 안 보이거든요"라고 했다.

진 교수는 "‘호남은 못 사는 동네’라는 과거의 편견 때문이죠"라며 "편견을 깨도 션찮을 판에, 호남주의자들이 지역패권을 쥐기 위해 그 편견을 계속 유지, 존속시켜 왔고, 호남 사람들이 스스로 그렇게 말하고 다니니, 다른 지역 사람들도 당연히 그러리라 믿었던 겁니다"라고 했다.

이어 "호남에 고통이 없는 게 아닙니다. 있지요. 다만, 고통이 호남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라며 " 다 힘들어요. 그리고 고통의 원인이 영남인 것도 아닙니다. 고통의 진짜 원인은 도농간 격차,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비정규직 차별 등등에 있습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미국의 저소득 백인남성들, 진짜 힘듭니다. 사망률이 히스패닉의 두 배래요"라며 "자살, 알콜 중독 등으로.... 그들의 고통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미국 사회의 양극화에 있지요. 이건 세계적 현상아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그걸 고쳐야지요"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외칩니다. ‘너희들이 고통 받는 것은 히스패닉과 같은 놈들 때문이다. 그러니 멕시코 국경에 담장을 쌓고, 히스패닉들에게 영주권 주지 말고, 무슬림들의 입국 제한해야 한다!’ 속은 시원할 겁니다. 그래서 우르르 찍어줬겠죠"라고 했다.

진 교수는 "하지만 이 증오와 원한의 감정이 그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면, 거기엔 고통이 있는 겁니다. 고통에는 원인이 있구요.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냉정하게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모든 고통의 원인을 돌렸던 히틀러에서 모든 고통의 원인을 유색인종에게 돌리는 트럼프까지....이런 극단적 형태는 아니더라도, 증오와 원한을 선동하는 이들은 대중이 고통받는 그 문제 상황 속에서 그저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할 좋은 기회를 볼 뿐입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