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 구단주, FC서울에 10억 빚 탕감 대결 제안

입력 2016-05-10 17:00
성남 FC의 이재명 구단주가 이번에는 FC 서울을 상대로 ‘10억원의 빚 탕감 대결’을 제안했다.

수원 FC와의 ‘깃발라시코’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이 구단주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4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과 서울의 경기가 열린다. 만약 성남이 진다면 장기연체 채무자의 빚 10억원을 매입해 탕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이 지면 장기연체채무 5억원을 책임져 달라. 홈에서 이긴 성남이 승리기념으로 나머지 5억원을 책임지겠다”고 제안했다.

성남은 채권 시장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장기부실채권을 매입해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은행’을 후원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채무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8월 설립됐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교수가 공동은행장을 맡고 있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성남이 패배하면 장기연체 채무자들의 빚 10억원 탕감에 나설 테니, 성남이 승리하면 서울에서도 이에 동참해 달라는 취지다. 이 구단주는 “갚을 능력이 없어 1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은 시중에서 원금 1%에 팔리는 휴지쪽이지만, 채무자에게는 여전히 귀신보다 무서운 빚”이라ㅕ “이런 채권 10억원은 1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패배가 두려워 사양한다면 장기연체채권 5억원을 위한 매입금 500만원은 서울팬들의 원정입장료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대결이 빚 탕감 내기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 관계자는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성남 쪽에서 공식적으로 연락이 온 것이 없다”며 “서울에서도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요청에 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서울은 6승1무2패(승점 19)로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성남은 5승3무1패(승점 18)로 3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결의 결과로 양 팀의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