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바깥 활동 하루 34분… 미국은 119분

입력 2016-05-10 17:35

우리나라 어린이의 바깥 활동 시간이 미국 어린이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하루 34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런 조사 결과를 ‘어린이 노출계수 핸드북’으로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핸드북에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8세 이하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8000여명을 성, 나이, 연령별로 나눠 23개 노출계수를 구한 결과가 실렸다. 노출계수는 환경오염물질 노출량을 평가하기 위한 물질농도와 체중, 호흡률, 노출기간·빈도 등의 변수를 조사한 값으로 제품관리, 환경기준 설정 등에 쓰인다. 이번 핸드북으로 그동안 연구자마다 외국자료 등을 바탕으로 다르게 산출해온 어린이 노출계수의 국내 표준이 마련됐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은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9세의 평일 실외 활동시간은 평균 34분으로 미국(119분)의 29%, 캐나다(100분)의 34% 수준에 불과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7~9세 어린이의 경우 실외 활동시간은 36분인데 학교 외 학습시간과 TV 시청시간은 1시간이 넘었다. 컴퓨터 게임 및 인터넷 검색에도 34분을 할애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주택가에도 자동차 등 위험요소가 많고 뛰어놀 공간이 부족해 부모들이 외출을 자제시키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세 이하 어린이들은 손을 1시간당 3.9회, 물건을 4.4회 빠는 것으로 확인됐다. 빨기 행동은 시간당 6분~8분30초 정도 지속돼 미국 어린이(약 11분)에 비해 다소 짧았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어린이의 빨기 행위를 적극 제지하는 우리나라 부모나 교사들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5~6세 어린이가 하루 동안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호흡률)은 평균 10.8㎥/일로 미국(12.16㎥/일)에 비해 적고 일본(9.9㎥/일)보다는 많았다. 우리나라 1~2세 어린이 하루 식품섭취량은 곡류 23.5g, 채소 7.8g, 과일류 10.9g, 육류 1.9g였다. 미국에 비해 곡류와 과일류는 각각 평균 3.7배와 1.8배 많이 섭취하고, 육류 섭취량은 46% 적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