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0일 “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 결정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남북 대화를 제의해온다면 비핵화 우선 입장에서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화 제의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홍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노동당 대회 관련 현안보고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당 대회에서 직접 읽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에 대하여’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우선 북남 군사 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고 했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대화 자체를 안 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홍 장관은 “지금은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말로는 대화를 얘기하지만 앞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제조건을 붙이고 있다”며 “대화하는 동안 제재가 흔들리고 그 사이 북한이 핵 능력만 고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확실히 바꿔야 관계 발전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해왔다”며 “그(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엔 남북간 접촉이 전혀 없었다”고도 했다.
외통위원들은 우려를 표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진정성이 있건 없건 북한이 대화를 제안했는데 우리가 기본 입장을 고수하기 위해 제안 자체를 무시한다면 추후에 굉장히 궁색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위원장도 “북한의 진정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상상력을 가져달라”고 주문한 뒤 “유연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것은 물론 소외될 수 있다”고 했다.
홍 장관은 노동당 대회 이후 북한의 내부 권력과 관련해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승진을 통해 약간의 변화를 주는 정도였다”며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을 맡음으로써 실질적으로나 형식적으로 최고 지도자로 등장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선 “미국 인사들이 평화협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홍용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 아냐"
입력 2016-05-10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