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애국가 불러봐라" 이색 보좌진 채용 면접하는 김규환 당선인

입력 2016-05-10 16:13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최근 화제 인물은 새누리당 김규환(60) 당선인이다. 그만의 독특한 보좌진 채용 방식 때문이다.

애국가를 제대로 부르는지, 조부모 이름은 정확히 알고 있는지…. 김 당선인이 채용 면접 때 던졌던 질문은 보좌관 구직자에겐 호기심을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이 같은 일화는 초등교육도 받지 못한 어린 사환이 30여년의 각고의 노력 끝에 국가품질명장이 된 입지전적인 스토리와 더해져 20대 국회 기대주로 김 당선인을 주목케 하고 있다.

김 당선인에게 10일 “면접 때 왜 이런 질문을 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애국심과 가치관이 바로 서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먼저 미안하다는 양해를 구한 뒤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이름을 써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국기를 그려봐라, 애국가를 불러보라고도 했다. 한분을 제외하곤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었고, 애국가 1절도 더듬거리는 이도 있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기계 보수 등을 위해 2300번이나 비행기를 타며 전 세계를 누볐다고 했다. 또 ‘선진국이 왜 혼을 담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수없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명품은 국가와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그 바탕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공장 어디서나 국기가 보였고, 국기를 단 차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국기를 브랜드화했고, 어린이들은 눈 감고도 국기를 그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 당선인이 강의를 위해 방문한 우리나라 중학교 교실엔 국기는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국기를 그리는 학생들도 없었다. 그는 그 길로 집에 돌아가 국기뿐 아니라 회사기도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당선인은 “법률도 제품이라고 한다면 어떤 목표로, 무엇을 위해 또 어느 나라에 사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관이 없다면 좋은 품질의 법안이 나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번엔 ‘왜 국회의원이 되기로 결심했냐’고 질문했다. 그는 주저 없이 “명장, 명품이 많이 나올 수 있게끔 법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김 당선인은 “조선업 등에서 대량 실직이 예상되고 화장품을 제외한 모든 산업 분야가 중국에 따라잡힌 상황에서 5년 뒤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 살 수 있는지 위기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또 “제 살 뜯어먹기식 대안이 아닌 어린 학생들이 모두 각 분야의 명장으로 키울 수 있는 환경, 즉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원 전이지만 벌써부터 그는 관련 법안 구상을 마치고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동의를 구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가 찾은 의원들은 대개 “몇 선을 했지만 아직 그런 것을 생각조차 못했다”며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기자에게 구체적으로 자신이 발의할 법안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안 처리 의지만은 확고했다.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면 찾아가서 설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허를 많이 냈는데 과정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았다”며 “완벽주의가 아닌 최선주의로 가야 하며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실패를 교훈 삼아 한 걸음씩 나가면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신념도 밝혔다. 그러면서 “분유 깡통에 발명에 실패할 때마다 동전을 넣었는데 가득 찬 적도 있었다”며 “결국은 이뤄졌고, 동전이 찰수록 나의 기술과 실력이 늘어난다는 믿음도 생겼다”고 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