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번엔 전북방문

입력 2016-05-10 15:5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4·13 총선 이후 두 번째로 호남을 찾았다. 문 전 대표 측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들었지만 20대 총선에서 드러난 호남의 악화된 민심 회복을 위한 방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10일 전북 새만금 방조제 현장을 찾았다. 새만금 방조제는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 물막이 공사가 완료됐다. 문 전 대표는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지역 내 갈등조정 역할을 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오후에는 전북 익산의 한 종교단체를 방문했다.

전날 전북에 내려간 문 전 대표는 작가회의 회원들과 함께 전주의 한 요양원에 있는 문학비평가 천이두 전 전북대 교수를 병문안하고 배식봉사를 했다. 천 전 교수는 안도현 시인 등을 가르친 호남 문단의 원로다. 안 시인은 2012년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문 전 대표는 이어 1980년 당시 재학생들이 민주화투쟁에 동참했던 전주 신흥고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신흥고는 정세균 의원의 모교이기도 하다. 이후 김승수 전주시장과 면담한 뒤 전북 지역 낙선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위로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예전부터 미뤄왔던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전북을 찾았다. 마침 내려온 김에 다른 일정도 함께 소화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을 자주 찾겠다’고 말한 문 전 대표가 호남 민심을 경청하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이 민심을 다독이고 반문재인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당직자는 “새만금 방조제 방문과 낙선자 만찬, 정세균 의원 모교 방문 등 일정이 모두 호남을 향한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전남 하의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며 총선 이후 처음 호남을 찾았다. 오는 18일에도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