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마이너스 수출에 글로벌 투자 부진도 한몫… KDI, 글로벌 투자 비중 축소로 韓 GDP 연 0.21%p↓

입력 2016-05-10 16:16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은 우리 경제를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민간소비 등을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경제동향도 “일부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것으로 수출 감소에 기인한 제조업과 설비투자의 부진을 꼽았다.

정부와 KDI의 설명대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간 마이너스 수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월간 기준 최장기간 수출 감소 기록이다.

이날 KDI 정규철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유가 하락,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부진, 단가하락 외에 글로벌 투자 부진을 수출 감소의 요인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 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의 부진이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 경제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글로벌 최종수요에 대한 의존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투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투자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국제산업연관표 자료를 이용해 국가·산업 간 투입·산출 구조를 활용, 글로벌 최종 수요항목별 변동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수출과 국내총생산(GDP)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크게 의존했다. 수출의 경우 전 세계 평균(33.7%)보다 높은 47.9%였고 우리나라 GDP 중 글로벌 투자에 영향 받는 부분 역시 15.5%로 전 세계 평균(6.4%)보다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 독일이나 일본과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은 수출 중 글로벌 투자 의존도가 38.6%였고 일본은 GDP 중 수출 기여도가 12.3%였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제품, 기계, 금속, 운송장비 등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 글로벌 투자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정 연구위원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글로벌 투자 비중의 축소만으로도 우리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21% 포인트 하락했다고 추산했다.

이어 중국의 산업 구조조정과 주요 수출국의 인구 고령화는 향후 글로벌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부채를 확대하며 과잉투자를 했는데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가 단기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의 주요 수출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투자 수익률 저하의 요인으로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해법으로 제안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